주민 곁에 서 있는 중간지원조직, 그 당연함에 관하여

주민 곁에 서 있는 중간지원조직, 그 당연함에 관하여

해그리드 0 1,211 2021.06.30 20:23

주민 곁에 서 있는 중간지원조직, 그 당연함에 관하여

 

- 옥천군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정순영 센터장

 

옥천군 마을공동체 지원센터가 문을 연 지 어느새 딱 6개월이 되었습니다. 무척 많은 일들을 해내며 바쁘게 지내온 것 같긴 한데 또 막상 6개월의 성과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면 마땅히 내세울 만한 것이 없는 것 같아 의기소침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기분이 오락가락한 것은 '뭔가 보여주고 말겠어!‘라는 의욕이 너무 앞섰던 탓도 있겠지요? 한 해의 절반을 마무리하며 저희 센터의 성과와 부족한 점은 무엇이었는지 차분히 정리를 해봐야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중간지원조직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일이 대유행처럼 전국 각 지자체에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옥천도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논의가 주민과 옥천군 사이에서 계속 이어져오다 201812옥천군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가 제정되고 중간지원조직 설립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설립 흐름이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옥천은 이 같은 흐름을 주민이 주도해왔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주민 스스로가 중간지원조직 설립 필요성을 먼저 인식하고 지역사회 내에서 의제로 이야기하며 옥천군과 협력해 설립 과정을 견인해왔으며 그 성과로 올해 11일 옥천군 마을공동체 지원센터가 문을 열고 뒤 이어 41일에는 옥천군 농촌활력지원센터가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개의 중간지원조직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간 위탁 운영하는 기관이 바로 제가 속해 있는 사단법인 옥천순환경제공동체입니다.

()옥천순환경제공동체는 지역공동체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2013년 설립한 비영리 주민조직입니다. 공동체는 옥천의 힘으로 옥천을 이롭게라는 구호 아래, 옥천이 외부의 힘이나 변화에 쉽사리 휘둘리지 않고 지역 스스로의 힘으로 주민의 삶을 보듬는 그런 옥천의 힘, 주민의 힘을 기르는데 이바지하고자 결성된 조직입니다. 그런 공동체가 중간지원조직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옥천이라는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민과 관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건강한 민관협력의 토대를 구축하고 협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주민 주도의 중간지원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고민 속에서 옥천에 맞는 중간지원조직의 상을 옥천군에 지속적으로 제안해왔고 올해 그 구체적 성과물로 앞서 말씀드린 두 개의 센터가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몇 년 간 말로만 이야기하던 중간지원조직을 실제 운영해 본 6개월의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달콤 씁쓸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 같습니다. ‘달콤의 가장 큰 이유는, 어쨌든 센터를 통해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면서 옥천의 마을활동가와 공동체 조직을 지원할 수 있는 활동가들을 안정적으로 채용할 수 있게 됐고 주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옥천공동체허브 누구나) 운영이 가능해졌으며 보다 많은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주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씁쓸'의 이유는, 주민과 공무원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민과 관이 협력해 일을 하는 것이 참 쉽지 않다 여겨지는 순간이 수시로 찾아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자체는 규정과 절차, 빠른 성과를 중시하지만 주민은 실제 일이 되는 방식, 마음과 의지, 이웃과의 관계 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 두 축의 간극을 좁혀가는 데 센터는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생각합니다.

물론, ()옥천순환경제공동체는 그 간극을 좁혀가는 데도 두 발은 주민 곁에 단단히 붙이고 있겠다고, 센터 수탁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솔직히 밝혔습니다. 중간지원조직이 위치로서 가운데, 의사로서 중립에 위치할 때에는 그저 민과 관을 왔다갔다하며 심부름하는 조직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 여겼고 그런 역할은 옥천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게 옥천순환경제공동체의 판단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동체의 판단이 중간지원조직이란 것을 운영하는데 실제 실행 가능한 전략인 것인지를 평가하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주민 곁에 서겠다는 공동체의 의지가 사실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중간지원조직의 전략이었음을 우리 스스로도, 또 지역 주민들과 옥천군 공무원들과도 기쁘게 확인하는 그런 시간을 고대하며 오늘도 묵묵히 옥천군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의 문을 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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