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를 식혀주는 수제 복숭아 빙수 만들기가 체험프로그램으로 등장했다. 

"문화센터에서도 이런 체험은 못하죠.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참 고마워요"

부모들은 방학이면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의 문화센터 예약을 위해 

'피켓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켓팅, 예매에 많은 사람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을 불사한다. 그렇게 문화센터 '오감 키우기'나 '발레' '컵 만들기'등과 같은 다양한 강의로 방학을 채워놔야 

전쟁 같은 방학의 숨구멍이 생긴다. 

30분 이상 대전까지 나가야 백화점을 갈 수 있는 옥천은 그 대신 마을학교를 찾는다. 평소 같으면 

경험해보지 못할 '체험'을 집 앞 광장에서 누린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고마움으로 다가온다.

지난달 14일 문화예술회관 앞마당에서 열린 '슬슬장'에서는 마을이 어떻게 교육과 만나고, 

교육과 만난 마을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늘 해오던 슬슬장 한쪽에서는 아나바다 벼룩시장이 열리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행복교육지구 마을아카데미 사업의 일환인 온가족 온마을 체험학교가 열렸다. 

게다가 장터 가운데에서는 동아리 사업 중 하나인 알록달록 드림공작단 

'옥천 공동체 라디오 공개방송'이 있었다. 올해 옥천순환경제공동체가 추진하고 있는 

마을라디오 사업이 행복교육지구 동아리 지원사업 알록달록드림공작단과도 만났다.

옥천순환경제공동체가 올해 중점으로 두고 있는 '청년사업'인데다 

대전미디어시청자센터가 함께 교육에 뛰어들었다. 

첫 공개방송에 상기된 얼굴들 사이로 농촌에서 쉽게 보기 힘든 청년들의 얼굴이 보였다.

라디오 공개방송에 참여했던 오수민(20)씨는 

"요즘들어 제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밴드도 그렇고 라디오 방송도 하게 돼 너무나도 즐겁고, 뜻 깊은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7월 슬슬장에서는 컵 만들기 체험이 인기를 끌었다. 

■ 컵 만들기, 캘리그라피, 콩나물 시루 만들기 각양각색 체험프로그램

매달 슬슬장이 열릴 때마다 서너개의 체험프로그램이 자리 잡는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착한경제 배움터에서 '착한 경제'를 배우고 

△체험학교에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긴다.

누군가에게는 '체험 프로그램'은 이미 너무 흔한 것들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부모와 여건이 따라주지 않으면 즐기기 어렵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옥천순환경제공동체의 온가족 온마을 체험학교는 특정한 장소, 특정한 날에만 할 수 있는 체험을 

일상의 범주로 끌어오겠다는 시도다. 

멀리 대전까지 나가거나, 학교의 방과후 특강을 신청하지 않아도 

집 앞에 열린 나눔 장터에 나와 '체험'을 즐기자는 것. 

슬슬장이 열린 지난달 14일에는 마을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컵 만들기와, 캘리 그라피, 

콩나물 시루 만들기까지 자유롭게 배우고 있었다.

어쩌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마을학교 주체들에게는 '슬슬장'이라는 공간이 

매력적인 공간일 수 밖에 없다. 

옥천순환경제공동체는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을조직이 함께하는 '슬슬장'이 되는 것을 꿈꾼다고 전했다. 

옥천순환경제공동체 정순영 사무국장은 "슬슬장이라는 공간에서 

마을학교가 여러 가지 이뤄지고 있고, 

최근에 알록달록드림공작단 괜찮아 밴드도 슬슬장에서 공연을 한 적 있었다"며 

"아무래도 슬슬장이라는 현장이 있으니까 여기서 무엇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그래서인지 슬슬장 자체가 마을교육을 고민하는 여러 조직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현장이 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