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으로 늘어난 예산, 질적 성장 미진
'우리가 알아야 할 옥천군 예산 이야기' 나와 주민 눈으로 바라본 옥천군 예산 분석 보고서 |
지난해 전국 최초로 시작한 '옥천 풀뿌리 사회지표 발굴 제작과 지역발전 전략 짜기' 두 번째 보고서 '우리가 알아야 할 옥천군 예산 이야기(옥천순환경제공동체 펴냄)'가 나왔다. 지난해 인구, 농업, 일자리, 소득, 보육, 읍면 불균형 등 우리고장 삶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여러 지표를 주민의 관점에서 분석한 보고서 '우리가 알아야 할 진짜 옥천 이야기' 후속작이다.
첫 번째 보고서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주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지표를 종합해, 우리고장과 주민이 처한 현주소를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면 두 번째 보고서는 우리 삶을 보여주는 지표에 옥천군 예산이 어떤 식으로 투입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한 사람 혹은 한 사회가 겪고 있는 소득, 주거, 교육 등 여러 문제에 지방정부의 정책개입이 적절하게 잘 이뤄지고 있는지 양적, 질적 관점에서 살펴본 최초의 주민 보고서다.
이런 관점에서 옥천군의 예산 편성과 집행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전체 예산은 늘었지만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질이 나아졌는지는 의문'이라는 문제의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지난 10년(2007년~2016년)간 주민 1인당 세출 예산은 약 265만원에서 576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 만큼 우리고장은 두 배 더 살기 좋은 곳이 됐을까. 주민 삶은 두 배 더 나아졌을까.
2007년~2015년 9년 동안 옥천군의 일반회계 세입 예산은 2천516억원에서 3천911억원으로 1천395억원(155%) 늘었다. 특별회계 세입 예산 역시 486억원에서 745억원으로 259억원(153%) 증가했다. 수입이 늘었으니 지출도 자연스레 커졌다. 같은 기간 일반회계 세출 예산은 1천823억원에서 2천941억원으로 1천118억원(161%) 늘었다. 특별회계 세출 예산은 306억원에서 527억원으로 221억원(172%) 증가했다.
수입·지출이 모두 늘었으니 그만큼 옥천군의 살림살이도 나아지고 주민들의 삶의 질도 좋아졌을까. 보고서는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세입의 경우 '예산은 늘었지만 자체 재정보다 외부지원금(지방교부세, 도비보조금, 조정교부금, 국고보조금 등)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사업계획과 진행, 목표달성이 순조롭지 않다'고 지적했다(해당 기간 결산회계 기준). 이는 두 가지 지표로 드러나는데 첫째 지난 9년 동안 재정자립도가 거의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재정자립도(2007년 15.45% → 2015년 15.32%)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자체 세수 발굴과 확보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다른 하나는 본예산서와 결산서의 세입 차액이다. 옥천군은 2007년~2015년 세입차액 평균이 900억원이다. 가장 많은 때는 2009년으로 1천147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 본예산서와 결산서 사이 차액이 발생한다는 것은 애초 수입 규모를 잘못 예상했다는 의미다. 수입 규모 자체를 매년 잘못 예상하기 때문에 '사업을 제대로 기획하거나 집행할 수 없는 것'이다.
옥천군의회 임만재 의원은 "여러 번 의정연수를 다니며 재정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해보니 일반적으로 세입 차액 규모는 5% 안팎이 적당한데 옥천군은 30% 가까이 차이가 날 만큼 심각하다"며 "결국 편성부터 집행까지 관행적으로 일하는 공무원들이 법률상 문제만 없으면 예산을 잘 썼다고 생각하는 인식부터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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